#EPL 31R 맨유 VS 레스터 시티 - 1:1
국내 시각으로 4월 3일 01시 30분, 맨유는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레스터 시티와 리그 31라운드 경기를 가졌습니다.
후반 63분경, 프레드로부터 시작된 역습을 듀스버리-홀이 태클로 끊어내며 메디슨에게 연결했고 맨유의 페널티 박스 뒷공간으로 올린 크로스를 이헤아나초가 다이빙 헤더로 선취 득점에 성공합니다.
후반 66분경, 바란이 커팅 한 볼을 프레드가 페르난데스에게 연결했고 수비수를 앞에 두고 때린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흘러나오자 위치해있던 프레드가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기록합니다.
후반 80분경, 매디슨의 추가골이 있었지만 그전 상황에서 이헤아나초가 바란의 발을 걷어찬 행동이 파울로 선언되며 무산됐고 다행히 패배를 면한 맨유는 승점 1점을 챙기며 6위에 머무르게 됐습니다.
#맨유가 False Nine?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돌아온 호날두가 질병으로 명단에서 제외되며 페르난데스를 False Nine으로 기용한 4-2-3-1 전술로 경기를 시작한 맨유는 초반부터 레스터 시티의 빠른 사이드 공격에 고전했고 선수들 간의 호흡이 맞지 않으며 패스 미스를 남발했습니다.
쇼와 산초를 중심으로 레스터 시티의 우측 라인을 공략했지만 두 선수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쉽게 상대에게 볼을 헌납했고 빠른 공수전환이 가능했던 레스터 선수들은 비어버린 맨유의 뒷공간을 활용하며 많은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페르난데스에게 부여된 역할로 인해 후방 빌드 업 시 중간에서 전진 패스 받아줄 선수가 사라진 부분이 전반 내내 큰 문제로 작용했는데 이는 수비 라인에서만 볼을 돌리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랑닉 감독은 기존 페르난데스의 역할을 포그바에게 맡기면서 두 선수의 시너지를 통해 양쪽 사이드가 살아나면 컷백이나 크로스를 제공할 기회가 많아지고 이때 프레드가 진출해서 숫자적 우위를 점하는 장면을 기대했겠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루크 쇼가 오른쪽 발목을 잡고 쓰러지며 부상이 우려됐고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텔레스가 교체 투입됐지만 레스터 시티의 움직임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몸 상태였고 승점 3점이 귀중했던 랑닉 감독은 후반 55분 만에 맥토미니 대신 래시포드를 투입하면서 공격 숫자를 늘리는 변화를 줍니다.
래시포드는 산초, 페르난데스와의 1 대 1 패스를 통해 레스터의 좁은 수비벽을 뚫으려 했지만 번번이 슈팅 각도를 만들지 못하며 무산됐고 후반 추가시간 맨유의 결정적인 찬스에서 자신이 슈팅하기 위해 래시포드의 발을 걷어차버린 엘랑가의 모습은 현재 맨유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거기에 페르난데스와 프레드, 마티치를 제외한 어느 선수도 승리를 위한 의지와 동기부여가 결여된 듯했고 이는 애초부터 억지로 False Nine이라는 생소한 옷을 입혀 놓고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선수들을 리폼한 결과로 랑닉 감독의 실수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흐름
맨유 선수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동료의 위치를 예상한 공간 패스와 후방에서 한 번에 연결되는 롱패스의 정확도를 레스터 시티의 축구에서 발견할 수 있었고 이는 흐름을 이용할 줄 아는 능력에서 비롯됐습니다.
순간적인 방향 전환과 돌파가 가능한 반스가 꾸준히 맨유의 우측 라인을 괴롭혔고 결국 페르난데스를 후방 깊숙한 곳까지 내려오게 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는데 가뜩이나 수비 전환 속도가 빠른 레스터 시티는 그렇게 맨유의 공격을 하프 라인에서부터 손쉽게 저지했습니다.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맡은 매디슨과 현재 레알 마드리드와 링크 되고 있는 틸레만스의 유기적인 패스의 질은 맨유의 것과는 달랐고 이들이 로저스 감독 축구의 중심축임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습니다.
#No. 14 켈레치 이헤아나초, 평점 7.3
유리 틸레망스, 제임스 매디슨 두 미드필더의 찬스 메이킹도 눈에 띄었고 순간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며 수비라인을 흔든 반스의 활약도 있었지만 이 경기의 MOM은 결승골을 기록한 이헤아나초라고 생각합니다.
1996년생으로 나이지리아 국적인 이 선수는 맨시티 소속 시절부터 위치 선정과 득점력은 좋지만 활동량과 기본기가 부족한 유망주로 평가를 받아 왔는데 2016 시즌 최악의 폼을 보여주고 있던 상황에서 제주스의 영입으로 출전 기회까지 부족해지면서 결국 2017 시즌 레스터 시티로 이적하게 됩니다.
이후 바디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서브 자원으로만 간간이 활용되다가 2019시즌부터 서서히 경기력을 되찾은 이헤아나초는 2020 시즌 출전한 경기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올라섰는데 셰필드와의 28라운드 경기에서는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첫 번째 해트트릭까지 기록합니다.
이번 시즌 커뮤니티 실드에서 친정팀 맨시티와 만나게 된 이헤아나초는 후반 추가시간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키며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이끌었는데 로저스 감독 부임 후부터 패스 능력과 활동량이 보완된 것을 보고 선수에게 맞는 감독은 따로 있다는 말이 실감 났습니다.
후반 막판에도 맨유 선수 세명 사이에서 볼을 지켜낼 수 있는 극강의 피지컬과 득점이 취소된 매디슨의 슈팅을 도운 볼에 대한 집중력, 그리고 직접 골까지 책임지며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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