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 VS 몰도바 - 4:0
국내 시각으로 1월 21일 20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터키의 마르단 종합 경기장에서 지난 아이슬란드 전에 이어 몰도바와 A매치 평가전을 가졌습니다.
전반 20분, 우측 사이드라인 근처에서 올린 권창훈의 크로스가 아브람 골키퍼의 손끝을 맞고 반대편으로 흘러갔고 김진규가 그대로 밀어 넣으며 대한민국이 먼저 득점에 성공합니다.
전반 33분, 상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드리블하던 김영권이 반칙을 얻어내며 이어진 프리킥 찬스에서 백승호가 수비벽 사이로 찬 낮고 빠른 슈팅이 그대로 골 망을 가르며 2:0으로 앞서갑니다.
후반 3분, 우측 라인을 타고 돌파 중이던 권창훈이 조규성과 주고받는 패스로 수비를 벗겨내고 다시 한번 김건희와 원터치 패스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대한민국이 3골 차로 달아납니다.
후반 47분, 조영욱이 빠른 발을 이용해 수비수보다 먼저 공을 따냈고 각을 좁히러 나온 골키퍼를 보고 로빙슛을 시도할 때 반칙을 당하며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스스로 마무리하며 4:0까지 벌어졌습니다.
해당 경기는 지난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플레이한 결과 대한민국이 클린시트로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두 명의 스트라이커
벤투호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4-1-3-2의 공격적인 투톱 전술을 들고 해당 경기에 임했는데 27일에 있을 레바논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을 겨냥한 전술의 시험대로 보였습니다.
쓰리백이 예상되는 레바논을 대비한 플랜 B를 꺼내며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대표팀에 경쟁력을 심어줌과 동시에 폭넓은 선수 운용을 해볼 수 있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벤투 감독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습니다.
비교적 유럽 최약체에 속하지만 장신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있는 몰도바는 쉽게 생각할 상대는 아니었지만 조규성과 김건희라는 연계에 능한 스트라이커들은 2선의 김진규, 권창훈, 송민규와 수시로 역삼각형을 대형을 만들며 공간을 만들어줄 방법을 찾았고 결과는 적중했습니다.
대한민국의 3번째 골에서 이 둘의 진가가 완벽히 발휘됐는데 커다란 몸집의 두 선수가 원터치 패스로 간결하게 공간을 열어주며 권창훈의 득점을 연출한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습니다.
비록 해당 경기에서 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골보다 더 값진 기점과 어시스트를 통해 차이를 만들었고 벤투 감독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결국 황의조에게도 충분한 자극이 될 것 같습니다.
#대표팀의 경쟁력
터키 전지훈련 기간 동안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면서 대표팀으로써 굉장히 다부진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하는 게 A매치 데뷔 전을 치른 선수들마다 팀플레이에 녹아들었고 주전급 선수들의 이탈이 있더라도 충분히 빈자리를 메꿀 수 있는 대체 선수들이 마련됐다는 측면이었습니다.
4백에서 순간적인 3백의 전환에도 자신이 그 공간에서 해야 할 임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것만 봐도 이번 전지훈련은 200%의 성과를 거뒀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확실히 요즘 선수들은 쉽게 주눅 들지 않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졌다고 느끼게 되는데 중고등 교육 때부터 예전과 다른 현장 지도 방식에서 비롯된 것도 있겠고 어릴 때부터 외국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보며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체계가 성립된 것도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설레발일 수 있지만 며칠 뒤 예정된 레바논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오늘과 같은 팀의 모습이 보인다면 다가올 본선에서도 대표팀이 만들어온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꼬리표
FC 바르셀로나 후베닐 A 출신, 이후 여러 팀을 거쳤지만 해외 무대에서의 경쟁력 부족으로 국내로 리턴 한 선수 등 온갖 좋지 않은 꼬리표를 달고 2021년 K리그로 이적한 백승호.
미드필더 모든 지역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 때문에 바르셀로나 B 시절부터 매 경기 다른 포지션으로 출전하면서 자리를 찾지 못했고 지로나 FC, 다름슈타트에 이르기까지 거듭된 부진을 동반했지만 전북에서 후방 플레이 메이커로 자리를 잡으면서 A 대표팀에서도 기성용을 대체할 선수로 적극 기용되고 있습니다.
선수에게 맞는 옷이란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이라던 말처럼 전북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에서도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가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간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통쾌한 중거리슛에 의한 골이었기에 더 특별하게 다가왔고 97년생으로 아직 20대 중반이기 때문에 꾸준한 성장을 통해서 다시 한번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뚜렷한 성과
앞서 말했던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지만 백승호의 성장을 부각시키면서까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동안 부동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정우영과 더블 볼란치 전술도 운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두 선수는 서로가 가지지 못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정우영이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롱볼을 자주 시도하며 좌우로 공간을 벌려주는 플레이를 선호한다면 백승호는 간결한 패스로 2선과 주고받으며 상황을 만들고 기회가 된다면 본인이 직접 해결하는 플레이에 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들의 시너지는 같이 경기에 뛸 때도 한 선수가 벤치에 있을 때도 분명히 좋은 영향력으로 작용할 것이고 그에 따라 공격진의 기용도 폭넓게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은 벤투 감독이 이번 평가전에서 얻은 값진 성과가 됐습니다.
댓글